▲ 휴(休), 폐집어등, 폐목재, LED, 가변설치, 2012, 전시장 전경 컷 집어등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중에 바다에 유유히 떠 있는 불빛이다. 이 불빛은 바닷속 고등어, 갈치 등 물고기들을 한데 모으는 역할을 한다.
부지현작가는 수명을 다해 더 이상 불을 밝히지 못하는 폐집어등을 수거해 이를 이용한 설치작업으로 작품을 재생해 낸다. 천장에 실 가느다란 와이어를 이용해 집어등 500개를 설치했다. 또 전시장 바닥에는 같은 수의 사각형의 거울 상자를 설치해 매달린 집어등의 상이 반영되게 했다. 전시장의 분위기는 불빛을 밝히는 집어등과 어울려 환상적인 빛을 방출해 낸다.
고충환 미술평론가는 "작가는 원래 부식동판화 기법을 이용해 배의 이미지를 판화로 찍었었다. 그리고 근작에서 그 이미지와 프로세스 그대로를 집어등의 표면 위로 옮겨다 놓았다. 다른 모양의 배 이미지 5개와, 각 이미지 당 100개의 에디션을 적용한 일종의 입체판화 내지는 설치판화를 실현한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평면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판화가 마치 조각처럼 입체로, 설치로 확장되며, 그리고 여기에 빛과 그림자의 비물질적인 요소나 성질마저 도입해 사실상 공간설치로까지 무한정 확장되는 경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판화의 개념을 확대 적용하면 공산품(집어등) 자체가 이미 하나의 주형(판)으로부터 유래한 판화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작가는 집어등 각각의 표면에 프린트된 배 이미지 하나하나에 에디션을 표기함으로써 자신의 작업이 공공연하게는 판화의 문맥으로부터 유래한 것임을, 판화개념이 확장 적용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어디 판화의 확장뿐이랴. 이와 함께 작가의 작업은 장르 구분의 경계(판화와 조각)를 넘어서고, 형식 구분의 차이(평면과 입체)를 넘나든다. 말하자면 그 저변에 소위 탈경계에의 인식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작품평을 전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송은 아트큐브에서 4월 13일부터 5월 23일까지 열린다.
▲ 부지현, 휴(休), 폐집어등, 폐목재, LED, 가변설치, 2012, 전시장 전경 컷 전시작가 : 부지현(Boo JiHyun)
전시일정 : 2012. 04. 13 ~ 2012. 05. 23
관람시간 : Open 11:00 ~ Close 18:30(주말, 공휴일 휴관)
전시장소 : 송은 아트큐브(SONGEUN ART CUBE)
전시문의 :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947-7 삼탄빌딩 1F / 02-3448-0100
홈페이지 :
www.songeunartspac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