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임명 철회 공식요구” - 한국오페라계 반발

기사입력 2015.01.16 14:13 조회수 2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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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임명장 받은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가 한예진(44·사진) 신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에 대한 임명철회를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식 요구했다.

한국성악가협회·대한민국민간오페라연합회·예술비평가협회·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소극장오페라연합회·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대한성악동호인협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는 14일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국립오페라단의 역할과 정체성 제고를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문화체육관광부는 9개월간 공석이었던 국립오페라단장 자리에 소프라노 한예진씨를 임명했다.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이기도 한 한씨는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했고, 유럽과 일본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약한 인물이다. 문체부는 임명 당시 "한예진 신임 예술감독이 세계 오페라 흐름에 대한 안목과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 동숭동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 참석자들은 “한 감독은 경험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라고 반발했다. 지난 2일 임명 당시 문체부는 한 감독이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유럽과 일본에서 오페라 주역 가수로 활동했으며 메라노 국제콩쿠르 음악평론상 심사위원장 특별상, 베스트 보이스 푸치니아상 등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 오페라계 인사들은 오페라단을 운영해본 적이 없는 한 감독이 오페라를 기획하고 실행할 만한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홍혜경씨도 예술감독 제안을 받았지만 오페라단을 운영한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악가협회는 별도의 성명에서 “이번 신임 단장 인선은 활동 경력과 오페라의 세계 정상급 무대 경험 어느 것 하나 납득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많은 의문점을 낳는다”고 강조했다.

오페라계 한 원로 인사도 “‘종합예술’인 오페라 작품을 무대에 올리려면 감독이 악기, 성악가 등 모든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 그런데 오페라계에서 한 감독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면서 “오페라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허탈함과 비참함까지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문체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문체부 측은 “각계 추천을 받아 내부적으로 심사하고 인사검증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문체부가 현장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는 반론이 많다.

앞서 지난해에는 제작 경험이 없는 평론가 출신의 김윤철씨가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하면서 한국연극협회 등 연극단체들이 강력 반대했다.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장에는 동양미술사를 전공한 정형민 관장이 임명됐다가 채용비리 등으로 지난해 직위해제 된 바 있다.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는 이날 토론회 이후 한국오페라연대를 발족, 한예진 단장의 임명 철회 관철을 위해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오페라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다는 전제 하에 국립오페라단 작품의 출연거부, 1인 릴레이시위 등이 투쟁 방법으로 언급됐다. 또 이들은 국립오페라단과 오페라계의 발전을 위한 항구적인 정책 개발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성악가협회 성명서 전문]

최근, 9개월 동안 공석이던 국립오페라단 단장에 한예진 씨가 선임된 사실에 대해 한국성악가협회의 공식적인 견해와 입장을 표명하고자 한다.

국립오페라단은 63년의 역사와 함께 기라성 같은 최고 성악가들이 단장을 역임하여, 그들의 오랜 경험과 고뇌의 노력 그리고 음악계 전체를 아우르는 포용력으로 오늘날과 같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또한 앞으로 더 큰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해결해 가야 할 현안들도 적지 않은 만큼 대한민국 성악계의 상징인 국립오페라단 단장의 역량과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신임단장 인선은, 활동 경력과 세계 정상급 오페라 무대 경험 등 어느 것 하나 납득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많은 의문점을 낳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인선에 대해 “한예진 씨는 현장 경험이 많아 오페라 흐름을 파악하는 데 깊은 안목과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하면서 “오페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국립오페라단을 더욱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며, 대한민국 오페라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연 문화체육관광부가 말하는 한예진 씨의 풍부한 현장 경험이란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현직 정상급 성악가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 오페라의 본고장인 유럽 중앙 무대에서 그 이름을 들어본 이가 없으며, 그 활동에 관해 확실히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 “오페라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시도” 역시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도와 목표를 갖는 것인지, 또한 이와 같은 인선을 결정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평가와 판단의 기준 그리고 선임을 결정하기까지의 절차와 과정에 대해 분명히 묻는 것이다.

이에, 우리 한국성악가협회는 이번의 국립오페라단 신임단장 선임에 강한 의구심을 표방함과 동시에, 현 단장을 임명 철회하고 국립오페라단의 전문성과 독립성 보장, 그리고 음악계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인사로 단장을 재선임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강성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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