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1일(화)부터 12월 17일(일)까지 2017 수원전통문화관 테마기획전 <손 안에 담긴 예술, 오프너>가 수원전통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격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테마기획전으로, 조리장의 최고 연장(鍊粧)인 칼을 주제로 기획한 2015년 특별전 <(썰고·깎고·베고) 쓰리고! 연장전!>에 이은 두 번째 식 도구 전시이다.
전시장에 진열된 오프너들은 개인 소장자 김훈동(시인,수필가)씨로 지난 50여 년간 전 세계 병따개 5,000여 점을 모았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기념 병따개, 88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병따개, 샌프란시스코의 기타 치는 병따개를 비롯한 동물, 인형, 배, 종 등 희귀한 모양이 즐비하다. 병따개 수집광이 되어버린 그가 본격적으로 수집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 그는 " 어느날 맥주공장 준공식에 초청받아 홍보관을 둘러보다가 진열품목에 왜 병따개가 없는냐고 관계자에게 물었다. 머쓱해진 그가 '너나 챙겨보라'는 듯한 눈빛에 오기가 발동하여 하나 둘씩 수집하다가 보니 외국출장이나 여행 갈 때마다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을 전했다. 유럽여행 중에는 원숭이 모양의 병따개를 사기 위해 출발 일정을 늦춰 비행기표를 바꾸기고 했을 정도로 그의 오프너 수집의 열정은 대단했다. 전시된 오프너들은 실제로 사용 기능적역할을 하는 동시에 나라별로 문화적 상징성이 잘 표현되어 있다. 오프너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기념품에 가깝다.
김훈동 : " 컬렉션에 대한 열정이 삶을 젊게 만들었죠. 그래서 지금도 병따개 수집에 연연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삶 속에서 내가 만나는 모든 것들에 대해 소중한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취미를 지니고 산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일상에서 여유가 생기는가 하면 느슨하게 풀려가는 삶의 리듬에도 싱싱한 활력이 되어 주기 때문이죠.
오바마 대통령의 캐릭터로 만든 병따개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 캐릭터로 병따개를 만들 수 있을까? 정서적으로나 사회적 통념으로 가능할까? 나라마다 문화가 다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누구에게나 매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머리맡에 24시간이 놓여있습니다. 남이 다하는 정규시간의 활동이 가장 중요하죠. 하지만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삶의 질을 달리합니다. 취미는 멋과 맛을 뜻함이요. 감흥을 느껴 마음이 당기는 멋입니다. 오늘날 다양한 사회이며 감성의 시대이고 수집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감성이 기름집니다.
숨겨진 저마다의 추향을 찾는 즐거움을 여러분도 만끽하길 기대합니다"
오프너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실생활에 무심히 사용되는 오프너를 통해 평범한 일상의 사물이 예술로 전환되는 과정이 벽면쪽에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특히 병마개를 개봉하는 병따개를 중심으로 ▲ 다양한 오프너의 종류 ▲ 도구의 발명 과정 ▲ 이색적인 병따개의 세계(영상존) ▲ 한국 및 세계 각국의 특색 있는 병따개 ▲ 나만의 병따개 만들기 체험존 등 실용성과 함께 그에 담긴 지역의 독특한 문화, 정교한 예술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서문에서 최창혁(수원전통문화관장)은 " 이번 테마기획전은 도구 본연의 기능에 미적인 아름다움이 더해진 생활예술품으로서의 병따개를 조명해봄으로써 국가별로 다양하고, 특색있는 문화와 예술성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획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테마기획전 기획자인 박현주, 신일지 큐레이터는 " 조리한 음식을 다양한 식기에 담아내어 먹고 마시며 식욕과 함께 오감을 충족시키는 즐거운공간, 우리의 식생활이 이뤄지는 주방에는 실용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다양한 기기와 도구들이 가득하다. 그 중에서도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는 자리에는 와인이나 샴페인, 맥주 등 다양한 식음료와 각양각색의 오프너가 함께한다. 이번 전시는 병따개를 중심으로 도구의 발명과정 및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특색있는 병따개를 살펴봄으로써 실용성과 함께 그에 담긴 지역의 독특한 문화, 정교한 예술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수원전통문화관은 2015년 3월, 전통식생활체험관과 예절교육관 2개동을 개관하여 동.서양의 식문화를 바탕으로 우리의 식생활을 되짚어보는 주제를 선정하여 다양한 전시를 매년마다 기획해 왔다.
관람 및 체험료는 무료이며 ,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공휴일과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사항은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www.swc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