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경 작가 개인전 <동이원류사/東夷源流史>이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갤러리 스틸에서 2월 7일(월)부터 2월 20(일)까지 열린다.
오랜 시간을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한 탐구와 한국의 색과 미를 찾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정찬경 작가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우리 조상인 동이족의 농사와 전쟁을 주관하는 신으로 추앙됐던 삼황오제 시대의 치우천황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 작품 속 신라 귀면와당은 치우천황의 상이며, 벽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치우천황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붉은 악마'의 상징물로 널리 알려진 바 있다.
그의 작품에서는 마치 몬드리안의 작품을 연상케 하듯, 네모꼴의 규격으로 촘촘하게 배열된 구성을 볼 수 있는데, 기하학적인 분할 색면과 색채 병렬은 작품마다 고유한 기호를 띠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DNA'와도 같은 유일무이한 그의 예술적 언어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의 영감은 일상에서부터 얻는다. 그의 고향 신안 앞바다를 재구성한 '포구의 아침', '선포귀범' 작품과 역사 유물에서 영감을 얻은 '혼(치우천황)', 와당의 소리' 작품, 그리고 '정', '여인', '두 마리의 양' 작품 등이 그것이다.
또한 그는 역사와 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그가 미술교사로 재직했던 1970년대에는 충북 중원지방의 지방기념물 제23호인 '척화비'발굴에 공헌한 일면도 알려져 있다. 이러한 선대 유물에 대한 관심은 오늘날 그의 예술적 영감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김인환 미술평론가는 " 정찬경의 작품은 아주 정연하게 구획 지어진 기하학적인 틀의 소밀과 집합으로부터 출발한다"라고 말하면서 " 조밀하게 엮어진 색면과 기호 형상의 선적 결구로 화면에서 기하학적 추상성이 증폭된다. 이러한 구성적인 추상의 색면 회화에의 접근은 그간 화가가 단편적으로 시도했던 몬드리앙류의 ' 정방형에의 귀속'을 명확하게 실천한 결과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상록 미술평론가는 "‘별세계’를 “‘자기의 언어’ 유무는 작가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사안 이다. 그것은 소설가가 자기만의 ‘문체’를 지니고 성악가가 자기만의 ‘음색’을 지니는 것과 같다. 이런 의미에서 정찬경은 다른 작가와 구별되게, ‘색 막대 (Color-bar)의 분절’로 일컬어지는 매우 독특한 조형 세계를 천착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경숙 갤러리 스틸 관장은 " 이번 정찬경 개인전을 통해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선조들의 삶 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우리 문화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우리의 문화는 이제 세계에서 인정받는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