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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미술작가 김병기 - 감각의 분할 展
한국현대미술작가 김병기 - 감각의 분할 展
국립현대미술관은 “본성적으로 논리적이고 지성적인 미술이론가로서 대전(大戰) 후 구미 미술의 동향 정보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현대적인 조형의식과 논리를 가다듬어 한국현대미술 형성 초기에 추상미학을 적극 주창”(이구열, 1990)했던 작가 김병기(1916-)의 지난 60여년 간의 역작들을 선보인다. 평양출신의 김병기는 일찍부터 근대적인 삶을 내면화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추상과 초현실주의와 같은 신흥미술을 접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월남한 그는 화가, 비평가, 교육가, 행정가로서 한국현대미술의 토대를 정립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추상의 의미와 가치가 한국미술이 직면한 사회․문화적인 특수한 문맥과 서구미술의 수용이라는 특수성과 보편성의 관점에서 논의된 추상미술형성 초기부터 서구미술의 역사적 전개에 대해 면밀하게 고찰했던 김병기는 현대적 조형언어로서 추상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했다. 그는 1965년 상파울로 비엔날레에 커미셔너로 참석한 후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정착하여 화가로서의 길에 매진하였다. 서양문명의 최전방이자 아시아 문명과 만나는 LA에서 그가 보내온 작품들은 추상과 구상, 동양과 서양, 자연과 문명, 정신과 물질, 전통과 현재 등 관습적인 이분(二分)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상반된 힘들을 조화롭지 못하고 평온하지 않은 긴장 속에 묶어 두고 있다. 10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기를 비워가며 예술과 인생에 대한 인문적 통찰을 멈추지 그의 작품에서 관람객은 성숙한 주체성과 신중한 확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2015년 3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팝 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의 6번째 콘서트 ‘겨울이야기’ 열려
팝 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의 6번째 콘서트 ‘겨울이야기’ 열려
팝 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는 2008년 MBC 미니시리즈 ‘베토벤 바이러스’ OST 중 ‘passion’으로 데뷔했으며, 극 중 박철민의 연인이자 오케스트라 핵심 단원으로 직접 드라마에 출연도 했다. 또한 2009년 필리핀 전국투어를 통해 ‘마닐라의 딸’이라는 훈장을 받아 국내외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필리핀은 과거 미국과 스페인의 식민지 시절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여 음악적 수준이 매우 높은 나라로, 박은주가 국내뿐 아니라 필리핀에서도 인정받은 뮤지션이라는 점을 눈여겨 볼 만 하다. 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의 정점을 찍으며 바이올린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박은주의 콘서트를 이미 만나본 이들은 6번째 콘서트 ‘겨울이야기’는 어떤 스토리로 채워질 지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서는 팝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의 원숙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듀얼 바이올린’, 즉 섹시한 전자바이올린의 음과 아름다운 어쿠스틱 바이올린의 음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박은주의 연주와 멋진 퍼포먼스로 꽉 찬 무대를 기대해본다. 전자바이올린의 화려하고 뜨거운 무대와 어쿠스틱바이올린의 아름답고 가슴 울리는 선율로 이루어지는 상반되는 두 가지 매력의 무대가 꾸며질 예정이다. 때로는 서정적이며 때론 박력있고 가슴 터질듯한 박은주만의 바이올린 연주와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에이브, 클래식 기타의 거장 오승국, 프랑스 유학파 첼로 어철민, 매력적인 비올리스트 원소명, 키보디스트 임진성, 퍼커션 이동수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앙상블과의 멋진 콜라보 무대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끊임없이 노력하며 성장하는 아티스트, 박은주 그녀의 독보적인 행보에 갈채를 보내왔던 많은 팬들에게 아름다운 연주로 화답했던 아티스트 박은주는 팬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지난 콘서트들을 매진으로 이어가며 다시금 그녀의 인기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은 몰랐다’, ‘정말 좋은 곡에 정말 좋은 연주, 서투른 멘트까지 매력적’, ‘한 곡 한 곡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던 공연’ 이라는 팬들의 공연 후기는 다가올 콘서트에 대한 기대를 더욱 불러 일으킨다.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하는 아름다운 팝바이올린의 선율 박은주의 음악은 기존의 클래식연주를 바탕으로 한 기법과 악기들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편곡과 작곡을 함께할 수 있는 바이올린 연주자이기에 가능한 톡톡 튀는 색깔과 웅장한 스케일의 오케스트레이션이 만나 새로운 장르의 곡도 발표할 예정이다. 다양한 팝바이올린의 매력을 만나보는 라이브공연 새로운 2015년 한 해를 맞이하는 이번 공연은 섬세한 감성과 깊은 울림을 연주하는 팝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와 최고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크로스오버 앙상블의 연주가 함께 어우러져 영화, 드라마 OST들을 비롯한 뉴에이지, 국악, 팝, 일렉트로닉스 등 다채로운 장르의 프로그램들로 준비되어 있어 더욱 더 풍성한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열정적이며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선율과 함께 보내는 1월 23일 오후 8시는 결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가슴 떨리는 감동의 선율을 안겨줄 2015 박은주 콘서트 “겨울이야기”에서 팝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의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새로운 2015 신년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일시 : 2015년 1월 23일(금) 오후 8시 장소 : 백암아트홀 주최 : (주)레인보우, M Ent, EQ&IQ 레인보우 소개 레인보우는 공연 및 가수 매니지먼트를 전문으로 하는 홍보, 기획사이다. 팝 바이올리니스트 박은주 매니지먼트, 팝페라 듀엣 휴[Hue:] 매니지먼트, 뮤지컬 ‘화랑’ 해외 프로모션, 김동규 3집 My Favorits 제작, MBN ‘Show K Music’ , ‘매일음악회’ 시스템 연출, 국카스텐 콘서트 기획, 연출, 대한민국 장애인 음악제 기획, 연출 등을 맡았다.
좋은땅출판사, 시집 ‘초콜릿’ 출간
좋은땅출판사, 시집 ‘초콜릿’ 출간
‘동화로 접은 사랑’의 저자 송형민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인 ‘초콜릿’(좋은땅출판사)을 출간하였다. 시인은 특유의 따뜻한 감수성으로, 우리 주변 소소한 일상을 동화적인 기법으로 풀어냈다. 애틋함, 부끄러움, 미움, 사랑 등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감정들과 마주친다. 시인의 시선을 따라 가다보면 잠시 잊고 살았던, 지난날의 ‘순수한 감정’들이 떠올라 미소 짓게 될 것이다. 초콜릿 하나에 달콤, 쌉싸래한 맛이 모두 들어있듯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 ‘인연’이라는 단어 안엔 달콤함과 쌉싸름한 맛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 항상 달콤하기만 하다면 참 좋겠지만, 두 사람이 마주보거나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는 행복은 모두에게 허락된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혼자라고해서 쓸쓸해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를 혹은 ‘어느 때’를 기다리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시를 읽는다는 건 순수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는 시인의 말처럼, 시인의 눈을 갖고 우리 주변 소중한 사람, 시간, 그리고 나 자신을 바라보고 그 속의 따스함을 발견하게 된다면, 어느새 외로움도 슬픔도 초콜릿처럼 사르르 녹을 것이다. ‘초콜릿’은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알라딘, 인터파크, 예스24, 도서11번가 등에서 주문·구입이 가능하다. 좋은땅출판사 소개 도서출판 좋은땅은 1993년 설립하여 20여 년간 신뢰와 신용을 최우선으로 출판문화사업을 이루어 왔다. 이런 토대 속에서 성실함과 책임감을 갖고 고객에게 다가가겠으며, 저희 좋은땅 전 임직원이 깊은 신뢰와 성실 토대위에 사명감을 가지고 출판문화의 선두주자로 어떠한 원고라도 세상에 빛을 보게 함으로서 독자에게 보다 많은 도서를 접하여 마음의 풍요와 삶의 질을 높이도록 출판사업의 혁신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 등 8건 보물 지정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 등 8건 보물 지정
▲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1841호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康津 高聲寺 靑銅菩薩坐像)’은 높이 51cm로, 윤왕좌 자세를 취하고 있는 현존 불상 중 가장 크다. 특히, ▲ 이국적인 얼굴에 우아한 미소를 띤 표정과 편안한 좌세 ▲ 탄력적·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천의(天衣) 자락 ▲ 살며시 천의 자락을 손바닥으로 짚고 있는 모습 등의 생동감 있는 표현력으로 보아, 고려 후기 불상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보물 제1842호 ‘익산 관음사 목조보살입상(益山 觀音寺 木造菩薩立像)’은 석가여래삼불좌상을 협시(脇侍)하는 4구의 보살상 가운데 하나로서, 조선 후기 불전의 봉안 형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울러 이 보살상은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조각승 원오(元悟)가 수조각승(首彫刻僧)을 맡아 1605년에 제작한 불상으로, 17세기 초 조각승들의 활동과 조각 전통의 계승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불상이다. 보물 제1843호 ‘강진 정수사 석가여래삼불좌상(康津 淨水寺 釋迦如來三佛坐像)’은 목조좌대의 묵서(墨書, 먹물로 쓴 글씨)를 통해 우협시불상(右脇侍佛像)은 1561년에, 본존과 좌협시불상(左脇侍佛像)은 1645년에 조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본존과 좌협시불상에서 보이는 균형 잡힌 상호(相好)와 신체, 힘 있는 선 표현은 승일(勝日)의 조각 특징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우협시불상의 착의 형태 표현은 16세기 중·후반의 조각 경향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 경주 월지 금동초심지가위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1844호 ‘경주 월지 금동초심지가위(慶州 月池 金銅燭鋏)’는 경주 궁성과 인접한 월지(月池)에서 출토된 초의 심지를 자르는 특수 용도의 가위로, 전면에 새겨진 섬세한 어자문(魚子文)을 통해 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가위는 당초문(唐草紋, 덩굴풀 무늬)을 입체화한 신라인의 창의적인 조형성과 독창성이 잘 드러나며, 동판재를 단조한 성형기법과 어자문 장식기법은 통일신라 시대 금속공예의 특징을 대표하고 있다. 아울러 이 유물은 일본 정창원에 소장되어 있는 금동가위의 생산지를 밝혀준 근거 유물로서, 8세기 한일교섭사의 중요자료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보물 제1845호 ‘부여 사택지적비(扶餘 砂宅智積碑)’는 백제 의자왕 대의 인물인 대좌평(大佐平, 백제의 고위 관직) 사택지적이 은퇴 후 절을 세운 것을 기념하여 제작한 비(碑)이며, 백제인의 손으로 제작된 유일한 비석(碑石) 형태의 유물이다. 이 비는 백제 후기 귀족들의 삶과 사상, 백제 관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매우 귀중한 자료이며, 격조 있는 문체와 서법은 백제의 높은 수준의 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 비를 제작한 사택지적(砂宅智積)은 백제의 대성팔족(大姓八族)의 하나인 사택씨(砂宅氏) 출신으로, ‘일본서기’에 의하면 대좌평(大佐平)의 지위로 왜국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다고 한다. 보물 제1846호 ‘대방광불화엄경 정원본 권8(大方廣佛華嚴經 貞元本 卷八)’은 당나라의 반야(般若, 생몰년 미상)가 진본(晋本) 60화엄경과 주본(周本) 80화엄경 중에서 <입법계품(入法界品)>만을 번역한 것으로, 간행 시기는 11세기 초·중반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26행 17자본의 희귀본이며, 판각(板刻) 수법도 현존하는 ‘화엄경’ 판본 중 매우 우수한 것에 속한다. 보물 제1847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34(大方廣佛華嚴經 周本 卷三十四)’는 당나라의 실차난타(實叉難陀, 652∼710년)가 새롭게 번역한 것으로, 현재 해인사 사간판(寺刊板)의 모본(母本)으로 추정되며, 고려대장경을 간행할 때 저본(底本)으로 사용되었던 1098년 판본의 국내 전래본이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희귀본이며, 본문 옆에 표시된 각필(角筆)의 점토(點吐)는 각필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다. ▲ 목우자수심결 = 문화재청 제공 보물 제1848호 ‘목우자수심결(언해)(牧牛子修心訣(諺解))’는 선(禪) 수행의 필독서로 고려 보조국사(普照國師) 지눌(知訥)이 저술한 ‘수심결’을 바탕으로 1467년(세조 13)에 목판본으로 간행한 것이다. 조선 세조(1417∼1468년)가 경복궁 비현각(丕顯閣)에서 구결하고, 혜각존자(慧覺尊者) 신미(信眉, 1403∼1480년)가 국역한 것으로 4편의 ‘법어’로 한데 묶여 있다. 이 언해본은 세조 대에 불경 간행을 위하여 설치한 간경도감의 성격과 훈민정음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소재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관리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국가지정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원시 ‘2017 올해의 관광도시’ 후보로 선정
수원시 ‘2017 올해의 관광도시’ 후보로 선정
▲ 제51회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中 수원시가 2년 연속 경기도를 대표하는 ‘2017 올해의 관광도시’ 후보로 선정됐다. 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2017 올해의 관광도시’ 선정 공모에서 정조대왕 능행차 연시 퍼레이드와 관련한 계획을 제안, 서울에 집중된 관광객을 경기도 지역으로 유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정조대왕 능행차가 외국 유명 축제의 경우처럼 국내 최고의 콘텐츠로 개발할 필요가 있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퍼레이드 축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내년 관광과 신설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시민 참여율 제고를 위해 2000명 이상의 대규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서포터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토대로 다양한 관광상품을 발굴·운영하고 차별화된 사업 개발과 관광도시 수원의 브랜드 확보는 물론, 정부의 국내 관광 활성화 정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 제51회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中 시 관계자는 “2017 관광도시로 선정되면 25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 관광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와 더불어 관광도시 선정을 통해 더 풍성하고 체계화된 수도권 명품관광 단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은 관광 잠재성이 큰 중소도시를 선정, 콘텐츠·상품개발·컨설팅 등을 지원해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문체부는 매년 3개 도시를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하며, 2017 올해의 관광도시는 내년 1월에 결정된다.
안경희 개인전- BOOK
안경희 개인전- BOOK
▲ 안경희, between #2, Archive Pigment Print, 2014 오는 2015년 1월 21일부터 1월 27일까지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갤러리 라메르에서 안경희 개인전이 열린다. 일정한 두께의 종이로 이루어진 책은 수많은 문자를 탑재하고 있다. 그 문자는 읽는 이들의 것으로 완성된다. 그러니 책은 늘 불안정하고 미완의 것으로 머문다. 누군가의 망막에 박혀 가독성의 것이 되기 전까지 책은 아직 미흡해 보이는 것이다. 모든 책은 유예된 문자이고 이야기이다. 온기를 지닌 한 사람의 손이 그 얇은 종이를 넘기면서 인쇄된 활자를 공들여 읽어나갈 때 비로소 책은 책이 된다. 책이 인간적인 이유는 그것이 내 살을 통해야 분명히 확인되며 눈으로 읽어나가야 내 것이 되고, 이후 기억이 되고 종래에는 내 몸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책을 읽는다는 것은 철저히 내 몸으로 밀고 나가는 일이다. 공들여 읽고 조심스레 밑줄을 치고 행간 사이에 혹은 여백의 문자를 기입하는 일은 경건한 의식과도 같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늘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난다. 그래서 지난 시절에 읽었던 책을 문득 조우할 때면 강렬한 추억에 사로잡히고 그 책을 읽었던 한 순간이 생생하게 부감된다. 물론 모든 사물은 그렇게 기억을 내장하고 있지만 책은 단일한 물체에 깃든 사물의 추억과는 다른 차원에서 작동한다. 안경희는 책을 소재로 사진촬영을 했다. 책이 오브제가 되었으며 자신의 의도에 따라 설치, 연출한 것이 사진으로 보여 진다. 책은 흡사 수조에 잠긴 것처럼 느리고 무겁게 가라앉은 후 마지못해 내지를 펼쳐 보인다. 흰 종이의 표면에 인쇄된 문자들은 망실되거나 드문드문 남아있다. 따라서 그 책은 온전히 읽을 수 없는 책이 되었다. 물살에 의해 혹은 바람에 따라 책장은 펼쳐지고 천천히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슬로우 모션으로 보는 영상과도 같다. 그 장면이 어딘지 애틋하고 슬프다. 책에 담긴 내용과 그것을 읽었던 이들의 기억이 함께 서서히 소멸되고 있는 것 같다. 원근이 사라진 적막한 평면의 공간에 책과 물고기 몇 마리만이 묘한 흐름과 운동성을 부여한다. 느리고 나른하다. 현실계와는 다른 차원에서 시간과 움직임이 펼쳐지는 것 같다. 그래서 보는 이들은 각자의 기억 속에 자리한 책장을 펼치는 환영에 사로잡힌다. 저 풍경은 무의식의 풍경, 추억 속의 풍경이다. 그래서 이질적인 두 개의 존재가 한 공간에 겹쳐있으며 사물의 윤곽은 물에 불었으며 이미지는 흐릿하다. 언젠가 내가 읽었던 책의 어느 한 페이지, 기억하고자 밑줄을 쳤던 문장, 지금은 가물가물해진 기억 속에 흘러 다니는 문자들, 그와 함께 그 책을 읽었던 시간 등이 서서히 사라져 버렸음을 문득 깨닫는다. 사진 속 책들은 대부분 누워있고 더러 서서 책등과 앞면을 보여준다. 책은 편안하게 누워서 자신을 이루는 낱낱의 종이들을 부드럽게 펼쳐준다. 사실 모든 책은 책상의 표면, 수평면과 일체가 되어야 자기 속살을 보여준다. 우리가 책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책을 눕혀야 한다. 그제야 수평이 된 책이 비로소 한 눈에 들어온다. 흐릿한 윤곽으로 인해 책장은 한 장씩 넘겨지고 있는 듯하다. 그 위로 주황색의 물고기가 유영하고 있다. 흰색의 종이(책)와 물고기의 붉은 색은 강한 대조를 이룬다. 모든 장면은 사뭇 몽환적이며 꿈속의 장면 또는 아련한 추억을 더듬는 듯한 느낌을 준다. 화면 전체는 축축하고 무겁고 투명한 질료인 물을 암시하며 그 안에 잠긴, 펼쳐진 책과 무심하게 떠다니는 물고기 몇 마리는 책과 관련된 개인적인 추억, ‘불안하게 떠도는 자아’(작가노트), 책과 자신의 관계를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사진은 지식과 사유의 무기력함, 책으로 대변되는 온갖 지식의 덧없음을 암시하는 듯도 하다. 책은 깊은 바닥에 처연하게 가라앉아 있고 물고기들은 책을 등지고 무심하게 떠돌 뿐이다. 물고기에게 인간의 문자로 쓴 책은 무의미하다. 더구나 지워진 글자들, 숨 쉴 수 없는 물속, 부재하는 인간 등은 마치 모든 책이 사라지고 문자가 박탈되고 책에 관한 추억들이 사라지는 장면이기도 하다. 안경희는 사진이 주는 재현, 인증성과 선명함을 대신해서 흐릿하고 모호하게 대상을 보여준다. 그것은 불분명한 재현, 의도적인 은폐나 지우기다. 보이는 것보다는 비가시적인 것을 떠올려보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아울러 책에 바짝 다가간, 붙어나간 시선은 자신의 작업이 오로지 그 책이란 대상, 오브제로부터 연유하는 이야기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려주고자 하는 그런 거리다. 근접한 시선은 또한 책이란 대상을 물질적인 존재로, 물성적 차원에서 감촉시킨다. 작가에게 책은 항상 관찰과 영감을 주는 대상이라고 한다. 종이라는 물성을 간직한 책만이 지닌 매력, 그리고 책은 평면과 입체를 동시에 간직한 공간이라는 사실, 아울러 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 등이 책을 오브제로 선택하게 된 이유라고 한다. 작가의 사진은 특정 책에 대한 아련한 기억 및 책이 지닌 아우라, 책을 통한 다양한 상상력이 가능한 공간을 가시화하기 위한 전략에서 출현한다. 결국 이 사진은 책에 대한 개인적 경험, 그에 대한 영감 등을 보여주려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작업이고 여기서 책과 물고기는 자신의 자아, 기억 등을 대신하는 상징이 된다. 무엇보다도 사라져버린 모든 것들에 대한 애도의 시선이 저 흔들리는 책의 낱장에 가득 서려있는 안경희의 사진은 인간에게 책이란 존재는 무엇인가를, 무엇이었는가를 질문하고 있다. - 박영택(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전시작가 ▶ 안경희(An Kyunghee) 전시일정 ▶ 2015. 01. 21 ~ 2015. 01. 27 관람시간 ▶ Open 09:30 ~ Close 18:00 갤러리 라메르(gallery La Mer)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94 홍익빌딩 T. 02-730-5454 www.gallerylamer.com
동물유희 전시회
동물유희 전시회
갤러리LVS에서는 1월 8일부터 1월 31일까지 “동물유희”라는 주제로 전시를 선보인다. 정성원, 정우재, 안준영, 곽수연, 백종훈 다섯 작가가 각자의 작품에 담아낸 다양한 동물의 모습은 고독한 현대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으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끔 한다. 항상 인간의 순수함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는 정성원 작가는 Antic 시리즈를 통해 이러한 그의 갈망을 풀어낸다. 그의 작품은 아주 무겁고 심각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몽환적인 배경에 파스텔 톤으로 매끄럽고 아름답게 묘사된 토끼, 기린, 코끼리, 양, 펭귄들은 보는 이를 동화 속을 거닐 듯 동심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동물의 크고 작은 눈망울에서는 순수함과 행복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작가는 몽상을 자극시키는 풍경 속에서 현대인들이 점점 잃어가고 있는 근본적인 행복함과 순수함을 찾고자 한다. 정우재 작가 또한 그의 동화적 작품으로 현대인의 정서적 결핍과 고독을 어루만지고자 한다. 작품 속 쓸쓸해 보이는 소녀는 내적으로 불안정한 현대인을 상징하며, 소녀 보다 훨씬 큰 개는 그런 소녀를 묵묵히 바라보며 그녀의 외로움을 채워준다. 비록 둘이지만 이들은 서로에게서 치유와 위안을 받는다. 이 둘을 감싸는 빛은 우리에게 따뜻함을 전해주며 배경이 되는 극히 일상적인 공간은 허구적인 작품에 현실성을 부여하여 우리의 삶을 빗대어 생각하게끔 한다. 곽수연 작가의 작품은 한옥에서 자란 작가의 어린 시절의 영향 때문인지 민화적인 요소가 두드러지며 작품에 담아낸 사상 또한 동양적 철학에서 비롯되었다. 중국 북송의 학자 사마광은 스스로 익히는 혼자만의 즐거움을 독락(獨樂) 이라 칭한다. 내 안의 것을 먼저 다 깨우치고 즐길 줄 알아야 남에게도 즐거움을 주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품 속 혼자 낚시를 하고 책을 읽는 개는 독락을 깨우치고 다른 동물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일까. 작가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인 개를 의인화 하여 현대사회의 삭막한 삶 속 꼭 필요한 독(獨)과 락(樂)을 해학적으로 풀어낸다. 극히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책가도와 화조영모도 등의 민화적 배경과 대비되는 서양의 개와 이국적인 동물들, 그리고 군데군데 숨어있는 케이크, 스케이트 보드, 테니스 공 등의 현대적 요소들이 재미를 더한다. 안준영 작가의 Parade 시리즈 역시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결핍이나 불안함을 표출한다.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머릿속으로 양을 세듯이, 어떠한 반복적인 행위는 곧 안정을 추구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퍼레이드, 즉 행진이라는 것 또한 반복성을 띠는 행위이며,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자연스럽지 못한 낯섦이 공존한다. 현대인의 삶 또한 마찬가지이다. 화려하고 안정적으로 보이는 삶 속에는 불안함과 불완전함이 있다. 이러한 우리의 아이러니한 삶을 작가는 변형되고 불완전한 양의 모습으로 그려낸다. 마지막으로 백종훈 작가의 작품에는 각양각색의 동물들과 사람이 한데 뒤섞여 있다. 모두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서로의 관계는 불분명하며 부조리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는 안준영 작가의 Parade 시리즈에 반영된 바와 같이 공존하지만 고독하며 모호한 관계를 유지하는 각박한 우리의 사회를 보여주는 듯 하다. 명확한 시공간이 배제된 작품 속 동물무리는 때로는 한 곳을 향해 가기도 하지만 어딘가 정리되지 않은 모습으로 뒤섞여 단지 앞으로 나아갈 뿐이며, 이들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회화적 공간 안에서 즉각적으로 찾을 수 없는 불분명한 것으로 이는 다시금 꿈과 목적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는 때때로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슬픔과 행복과 감동을 느끼고 우리의 삶을 뉘우치기도 한다. 동물유희展 에서 선보이는 다섯 명의 작가들이 그려낸 동물의 모습은 현대사회 속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더불어 동물들의 순수함 속에서 행복과 따뜻함을 찾을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전시작가 ▶ 정성원, 정우재, 곽수연, 안준영, 백종훈 전시일정 ▶ 2015. 01. 08 ~ 2015. 01. 31 관람시간 ▶ Open 09:00 ~ Close 18:00(토 10:00~17:00) 갤러리 LVS(Gallery LVS)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65-18 자스미빌딩 T. 02-3443-7475 www.gallerylv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