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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장고 명인  예술인생 50주년 기념 공연
설장고 명인 예술인생 50주년 기념 공연
설장고 명인 <이부산> 예술인생 50주년 기념 공연 풍물굿에서 빠질 수 없는 화려한 몸놀림의 극치 설장고 명인 <이부산> 선생의 예술인생이 어언 50돌이 넘었기에 그 제자들과 함께하는 기념 공연이 펼쳐진다. 이부산 설장고 연구소 주최, 주관으로 오는 11월 5일(월) 영등포 아트홀에서 그 화려한 막이 열린다. 명인은 5살 때부터 아버지(인간문화재 고-告 이준용 선생)의 손에 이끌려 장구를 잡기 시작하였으며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쌍벽을 이루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레패 사물놀이패를 거쳐 현재 경기도립 국악단에서 지도위원에 재직하고 있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제11-가호 진주․삼천포 농악 전수조교로 후진양성과 국악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는 풍물계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설장고로 이름을 떨치는 명인이 여럿이지만<이부산> 명인은 좀 색다른 점이 있다. 명인은 전립을 쓰고 채상모짓을 하며 박진감 있게 덩더쿵 가락으로 돌아가는 점으로 보아 영남의 진주․삼천포 설장고 명인에 틀림없지만 잔가락이 아기자기한 점은 호남우도 설장고의 멋도 한껏 담아낸다. 명인의 이력을 살펴보면 왜 그런지 분명하다. 그는 아버지이면서 김제우도농악 명인인 고 이준용 선생에게서 설장고를 배운 뒤 후에 진주삼천포농악 전수조교로 참여하는 특이한 경력이 그렇게 만들었다. 이번 공연은 대북합주 “한민족의 기상”으로 시작하여 전설적인 쇠잡이 이광수 선생의 "축원 비나리", 평생지기 조갑용과 함께하는 "성주굿과 호남우도굿" 공연이 펼쳐진다. 또 평생의 반려자이자 친구 김연자 선생과의 남도민요와 30여 명 제자들의 영호남 풍물판굿을 재구성한 "풍물판굿" 등이 화려하게 이어질 예정이다. 그리고 평생 동료들과 함께하는 "풍물 명인전"도 볼만한 구경거리일 것이다. 특히 공연에서 30여명의 제자들과 함께 울리는 "우도 설장고 대합주"는 전무후무한 최고의 공연이 될 전망이다. 이 시대 서양문화는 도도하게 그 위세를 떨친다. 하지만, 그 위세에 짓눌리지 않고 당당하게 포효하는 우리의 풍물굿, 그 가운데 화려한 몸놀림의 절정 설장고는 한국문화의 진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심에 <이부산> 명인이 우뚝 서 있다. 깊어가는 가을, 저물어가는 임진년 우리는 <이부산> 명인의 설장고에 푹 빠져보면 어떨까? 공연제목 : 설장고 명인 <이부산> 예술인생 50주년 기념 공연 장 소 : 영등포 아트홀 일 시 : 2012년 11월 5일 (월) 19:00 주 최 : 이부산 설장고 연구소 공연문의 : 070 8282 7119 관 람 료 : 유료(일반 30.000원 / 10인 이상 단체, 국가 유공자, 학생 20.000원)
왕과 왕비가 거닐던 그곳은? - 올해 마지막 궁궐 달빛 체험
왕과 왕비가 거닐던 그곳은? - 올해 마지막 궁궐 달빛 체험
지난 4월 부터 시작된 '창덕궁 달빛기행'은 궁궐의 아름다운 밤 풍경과 고품격 역사문화 콘텐츠가 어우러진 명품 관광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최광식)은 '창덕궁 달빛기행'을 총 18회에 걸쳐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살아 숨쉬는 궁궐 만들기의 일환으로 처음 실시된 ‘창덕궁 달빛기행’은 안내해설과 함께 돈화문–진선문–인정전–낙선재–부용지–연경당–후원숲길을 거닐며 궁궐의 야경과 달빛감상, 전통공연 등으로 2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올해에는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후원 부용정 일원에 경관조명을 보완해 운치를 더하고 내국인과 외국인의 참여 날짜를 분리했으며,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이세섭)에 운영을 전담하게 하는 등 운영 절차를 개선했다. 창덕궁 달빛기행의 내국인 참여일은 오는 10월 11~12일, 외국인 참여일은 10월 8~10일로 관람시간은 20:00~22:00(단, 10월은 19:00~21:00)이며, 참가비용은 3만원이다. 또한 문화재 훼손 방지와 안전 등을 고려하여 회당 참가인원은 120명으로 제한하되, 이중 20명은 문화소외계층과 문화예술인 등을 무료 초청해 진행하기로 했다. 참여 신청은 내국인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홈페이지(www.chf.or.kr)내 예약결재시스템을 통해, 방한 외국인(관광객) 중 일본인은 코네스트코리아(www.konest.com)를 통해, 구미주 및 중국·동남아인은 권역별 해당 인바운드 여행사를 통해, 국내 거주 외국인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예약 전화(02-3011-2158)를 통해 접수하며, 참여일 20일전부터 5일 전까지 선착순 신청이 가능하다. 한편, ‘창덕궁 달빛기행’의 상품성 등을 감안하여 정규프로그램 기간 외 연 10회 이내의 특별상품을 판매할 예정인데, 50인 이상 100인 이하의 별도 신청이 있을 경우에 한하며, 소요비용은 신청자 측에서 전액 부담해야 한다. (소요비용 : 1회 100인 기준 1천 만원 / 단, 참여인원, 제공프로그램 내용에 따라 비용 변동) 기타 창덕궁 달빛기행 참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02-3011-2158) 으로 문의하면 된다.
‘2012 조이올팍페스티벌’ 10월 12일 개막
‘2012 조이올팍페스티벌’ 10월 12일 개막
다양한 문화 행사와 나눔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새로운 형식의 힐링 축제 ‘2012 조이올팍페스티벌’이 오는 10월 12일(금)부터 14일(일)까지 3일간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개최된다.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정정택)이 주최하는 ‘2012 조이올팍페스티벌’은 아름다운 계절 가을을 맞아 서울시민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무료 문화예술공연 축제로 잠실관광특구 지정에 따라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힐링, 길 묻다…’라는 주제를 통해 올림픽공원 일대(88잔디마당, 올림픽홀, 수변무대, 한얼광장, 소마미술관, 올림픽기념관)에서 개최되며, 일상에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어 새로운 에너지로 재충전하게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2012 조이올팍페스티벌은 최근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문화 트렌드인 ‘힐링(Healing)’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 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멘토링 강연, 사회 공헌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록이나 재즈 등 주로 장르 중심의 음악 페스티벌이 주류였던 국내 페스티벌 시장에서 장르를 탈피한 테마 중심의 첫 페스티벌이 ‘무료’로 열린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먼저 88잔디마당 특설무대에서 펼쳐지는 ‘힐링 파크’는 10월 12일(금)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에 이어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인천시립교향악단 연주)”가 펼쳐져 올림픽공원을 클래식의 선율로 물들일 예정이다. 또한 13일(토)에는 ‘희망의 목소리’, ‘천상의 목소리’로 불리는 크로스오버 테너 폴 포츠 등이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는 “시네마 콘서트”가, 14일(일)에는 이루마(피아노)와 전제덕(하모니카), 박주원(기타)이 출연하는 ‘3인 3색 콘서트’(가제) 등 화제의 공연이 열린다. 또한 13일(토)에는 가을 밤 정취 속에서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무료영화 상영회인 ‘힐링무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이 외에도 수변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야외 음악 공연인 ‘힐링 뮤직’ 무대에는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윤한, 국악과 양악의 크로스오버를 일궈낸 풀림앙상블, 탱고 듀오 오리엔탱고, 무누스앙상블, 아일랜드 포크 음악을 들려주는 바드, 국악 크로스오버 연주자 꽃별, 코리아 남성합창단 등 클래식을 비롯해 크로스오버, 퓨전국악, 재즈 등의 장르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힐링’이라는 사회-문화적 트렌드와 발맞추어 최근 가장 부각되고 있는 강연 문화인 ‘멘토링’ 무대도 함께 준비된다. 김홍신 작가, 정목스님, 홍성남 신부,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박사, 개그맨 김준현,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휠체어에 의지하면서도 40여 일에 걸쳐 미대륙을 횡단하며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어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멘토들이 ‘힐링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참된 힐링의 메시지를 전해줄 예정이다. 그 외에도 행복한 독서의 즐거움을 통한 힐링의 한 방법을 제시할 북 페스티벌 ‘힐링 북’ 프로그램 등의 문화 행사와 ‘나눔’과 ‘타인의 돌봄’을 통해 나를 치유하는 뜻깊은 체험을 선사할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2012 조이올팍페스티벌은 올림픽공원 일대 88잔디마당, 올림픽홀, 수변무대, 한얼광장 등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페스티벌 세부 프로그램은 조이올팍페스티벌 블로그 http://joy_festival.blog.me/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병록 개인展
유병록 개인展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갤러리 아우라 전관(제1전시실,제2전시실)에서 유병록 개인전이 열린다. 유작가는 어렸을적 함께 했던 추억들을 고스란히 작품속에 펼쳐 놓는다. 이번 작품에는 만화캐릭터와 돈(병)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어렸을적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만화캐릭터는 돈벌이의 수단으로 보여지며, 아이들의 순수성을 왜곡시키는 안타까운 시선으로 작가는 바라보고 있다. ■ 작가노트 우리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만화 주인공에 빠져 보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TV 속의 만화의 주인공들을 보며 환상에 빠지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을까? 어린 시절, 나는 현실 속에서 도저히 이루어 질 수 없는, 심지어 드라마나 영화보다도 더 환상적인 이야기들로 우리를 현혹시켰던 만화의 주인공들을 동경했었다. 뭐든지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고, 고민이 있어도 언제나 결과적으로 잘 풀리고, 어려움이란 마치 먼 세상 이야기 같았던 만화 속 이야기와 그 만화 속 캐릭터에 빠져 살았다. 만화 속에 계속 빠져 살다보니 내 행동, 말투, 심지어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들을 대하는 내 모습이 만화 속의 상황과 비슷해져 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 자신이 현실과는 거리가 먼 생각들로 가득하고 비현실적으로 변해 있다는 걸 한참 후에 깨달았다. 현실감은 점점 더 떨어지고 내 상상속의 현실에만 갇혀 남들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살았던 적이 있었다.그러다가 점점 나이가 들면서 그 환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오게 되고 내 지난날의 모습들을 떠올려 보면서 그땐 왜 그랬지? 라는 생각에 웃음, 허탈, 또는 비현실적인 나의 모습에 상처받았던 지난날 나의 모습에 슬픈 감정이 들기도 했다.내 작업에서 보여지는 캐릭터들은 내가 정말로 사랑했던 캐릭터들이었다. 세상만사 고민 하나 없고, 늘 즐겁게만 살았던 멋진 캐릭터들이다. 그들을 동경하면서, 그들과 가까워 지려 돈까지 지불하며 그들과 가깝게 지냈는데... 전 세계에서 가장 어린이들이 많이 보는 만화영화는 아직도 디즈니 시리즈이다. 오래전에 나온 작품이지만 아직도 4~7살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만화임에는 틀림없다. 여전히 TV를 틀면 디즈니 만화가 나오고 그 캐릭터와 그들의 말도 안되는 왜곡된 이야기들은 어린이들의 사랑과 열렬한 지지로 묻혀버린다. 그리고 얄미운 행동만 골라서 하는 디즈니 캐릭터들은 어린이들의 우상으로 환대받고 그들의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은 어린이들에게 비현실적 환상을 심어준다. 그리고 만화 캐릭터들은 돈을 번다. 다 어린이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다. 캐릭터사업, 영상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다.내 작업에 등장하는 병과 돈은 캐릭터가 벌어들이는 돈을 축적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그리고 캐릭터들은 벌어들인 돈을 보며 웃음을 짓고, 쌓인 동전 위에서 즐겁게 포즈를 취하고 좋아한다. 어린이들이 하나하나 저금통에 모아둔 동전으로 헌납된 돈은 내 작품에서 그들의 병 속에, 발 밑에 깔려 있다. 저기엔 내 돈도 포함되어있다.어린 시절을 함께해준 캐릭터 친구들을 원망하진 않는다. 그런데 그들의 귀여운 모습을 이용해 아이들을 현혹시키고 왜곡된 사실을 마치 진실처럼 포장하고 순수함의 상징으로 포장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린 시절을 함께해 준 디즈니 친구들... 그들을 그림으로 추억해 본다.■ 작 가 약 력유 병 록 (You Byeong Rok)협성대학교 조형회화학과 졸업 세종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동양화 전공 재학개인전1st 2010. 9. 신진작가 발굴 기획전 - Reflection (가가 갤러리 - 서울)2nd 2011. 11. 갤러리 A-cube (서울) 초대 개인전3rd 2012. 10. 갤러리 아우라 초대 개인전 단체전2010. 1. I'm not bubble (JH 갤러리 - 서울)2010. 5. 도배 展 (대안공간 도어 - 서울)2010. 7. 도배 展 (갤러리 하루 - 제주)2010. 8. 제 3회 ASYAAF (성신여자대학교 - 서울)2010. 8. 여름기획 신진작가 2인전 김선애, 유병록 (가가 갤러리 - 서울)2010. 9. 스며들다 展 (갤러리 영 - 서울)2010. 9. Young Artist Festival 2부 (갤러리 A-cube - 서울)2010. 10. See, Watch, Look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 서울)2010. 12. 五 색 伍 감 (갤러리 PICI - 서울)2010. 12. Unique & Useful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 - 서울)2011. 1. Art Festival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 서울)2011. 2. Art Festival 30 선정작가전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 서울)2011. 4. 거북이 걸음 展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 서울)2011. 8. 인터알리아 room project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 – 서울)2012. 3. Can you find me? (일현미술관 – 강원도 양양)2012 6. 거북이 걸음 展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 – 서울)2012 6. Do not exist (갤러리 Apheta – 서울)아트페어2010. 11. ART SYDNEY 10' (Royal Hall Industries, Moore Park, Sydney, Australia - 서울아트센터 공평갤러리)2011. 3. 제 11회 KCAF 한국현대미술제 (예술의 전당 - 서울)2011. 5. SOAF Seoul Open Art Fair (COEX - 서울, 갤러리 PICI)2011. 5. 제3회 Art Road 77 아트페어 2011 (헤이리 내 갤러리 12곳)2011. 8. AHAF Asia top Hotel Art Fair (그랜드 하얏트 호텔 - 서울, 갤러리 A-cube) 2011. 11. Art Daegu 11’ (EXCO – 대구, 갤러리 A-cube)전시작가 : 유병록 (You Byeong Rok)전시일정 : 2012. 10. 25 ~ 2012. 11. 05관람시간 : Open 11:00 ~ Close 18:00전시장소 : 갤러리 아우라(Gallery AURA)전시문의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5-8번지 02. 334. 6750홈페이지 : www.galleryaura.com
2012 한원미술관 가을기획展
2012 한원미술관 가을기획展
投影: 시간의 풍경 타자(他者)와의 공존과 만남에 관한 서설(序說):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옥생(한원미술관 큐레이터, 미술평론가) 시간은 미술의 조형적 해석과 표출에 중요한 역할을 작용하고 있다. 순간과 영원과 같은 시간의 존재론적 가치와 시간이 부유하는 가시적, 관념적 공간에 관한 이해는 미술 스토리텔링의 지점이기도 하다. 시간은 순환적 시간(cyclical time), 선형적 시간(linear time), 동시적 시간(simultaneous time)으로 이해될 수 있다. 순환적 시간은 동양적인 사고에서 탄생한 시간으로서 자연이 순환하는 듯 시간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철학적, 종교적 시간개념이다. 선형적 시간은 시계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듯 순차적이고 과학적인 시간을 말한다. 동시적 시간은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이 공존하고 뒤섞이는 꿈, 컴퓨터상의 가상현실, 환상, 문학과 같은 장치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포스트모더니즘 문화해석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개념이다. 사실, 순환적 시간과 동시적 시간은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관념으로서, 풍부한 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을 열어 줄 수 있다.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가 그의 시뮬라시옹 저서에서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의 문학에 사용된 우화(偶話)인 ‘제국의 지도’를 예로 들며 실재와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듯이, 현대문화와 중첩되고 공존하는 시간, 초월적 시간에 관해 보르헤스의 문학은 의미 있는 상상력과 언어적 즐거움을 보여주고 있다. 보르헤스의 환상문학이 현대미술의 시간관념을 적절하게 이해시키고 있는 것은, 그가 그려내고 있는 시간들이 동시적 공존, 끊임없이 갈라지는 시간, 차이를 생성하며 무한히 반복 한다는 특징 때문이다. 이러한 보르헤스의 문학과 순환적이고 동시적인 시간은 현대미술의 많은 부분에서 간취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과 가상이 뒤섞이며 빚어내는 시간의 다층적 겹침과 해석은 시간이 갖는 그 자체의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본성을 탐색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하겠다. 즉, 시간의 원형 그 순수시간을 찾기 위한 모색인 것이다. 이러한 순환적이고 원형적인 시간에 관한 해석은 니체의 “영원회귀”, 들뢰즈가 영화를 분석하면서 만들어낸 “순수시간”과 같은 언어로 정리될 수 있다. 삶이 존재하는 현재와 무한히 팽창하고 축적하는 과거, 현재와 과거가 잠재적으로 작동하는 미래에 관한 그 모든 유한한 생명으로서의 인간들은 순수시간을 회복하고 영원히 반복되고 회귀될 수 밖에 없는 존재론적인 위치에 처해 있다. 이러한 본질적인 시간의 탐색은 곧 인간 삶을 고민하고 탐색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2012 한원미술관 가을기획전 投影: 시간의 풍경은 7인의 작가가 시간을 매개로 하여 삶을 찾아나서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들이 보여주는 현재와 삶과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21세기 서울과 작가라는 관계 항들에게서 빚어지는 시간들을 바라보는 것은 현재 우리의 삶과 의미를 돌아보게 할 것이다.2. 우주에 관한 하나의 이미지 또는 모든 삶의 여정에 관한 이야기: 7인의 작가론 구교수, 김동기, 문지연, 이경임, 이취원, 윤홍선, 최환익은 회화, 공예, 설치, 미디어, 사진에 이르는 각기 다양한 장르를 통해 시간풍경을 말하고 있다. 사실,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나와 나를 둘러싼 도시환경, 자연, 추억, 시간, 기억처럼 넓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지만 그들의 작품 곳곳에 작동하는 의미들은 시간의 본질적 특성에 관한 모색과 탐구를 가로지르고 있다. 그 이야기들은 형태의 표면에서부터 심연에 이르기까지 깊다. 구교수는 다양한 "DOG" 시리즈들을 선보이고 있다. 색들이 중첩되고 흔들리는 두꺼운 물감들의 집합은 컴퓨터화면과 같이 복합적이고 강화된 가상의 색의 변주를 선사한다. 색이 침투한 화면 사이에 빛이 산란하고 산란한 빛은 음영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시간이 멈춘 자리와 지나간 흔적에는 깊고 두꺼운 색의 대비가 이루어진다. 그 대비는 너무도 선명해서 마치 강한 빛이 머리위로 쏟아지는 무료한 한낮의 풍경과도 닮아 있다. 이는 곧, 강아지, 동물의 시선에 맞닿은 시간의 흐름, 풍경인 것이다. 니체(Friedrich Nietzsche)는 “인간이 자신과 세계의 완성을 경험하는 강화된 순간은 완전한 정오의 시간이다. 이 위대한 정오는 인간의 그림자가 가장 짧아지면서 세계가 가장 밝아지는 순간이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는 강아지의 일상의 삶을 그려내면서 작가 자신의 모습을 반추한다고 말한다. 니체가 말하는 정오의 시간에 비로소 밝아지는 세계처럼, 작가의 작품세계 또한 빛나고 밝은 강아지의 세계를 통해 작가자신이 경험하는 삶과 실존적 존재로서의 의미를 깨닫는 여정인 것이다. 동기는 우리가 생활하는 도시의 환경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자르고 오려 붙인 오브제들의 집합체로서 구축된 집들은 어린 시절 옹기종기 보여 붙은 주택들을 보여준다. 작가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오래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선사한다. 그 과거의 시간은 잃어버린 시간과 유년기의 추억, 소중하고 따뜻한 마음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사실, 김동기의 근작에서 보여주는 집 시리즈들은 무한증식하고 구축하는 구조물들을 통해 기억의 층위, 시간의 집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과거와 현재의 동시적 공존 속에서 팽창, 수축하는 기억의 연속적이고 동시적인 운동을 가시화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시간의 본질적 의미를 되새기며 또한 우주에 존재하는 시간의 근원적인 속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의 근원적 본질 속에 내재하는 삶의 진정한 의미들을 반추하고 있는 듯하다. 문지연은 하나의 화면 안에 서로 다른 두 가지의 풍경을 보여준다. 작가는 라이트 박스 속에 도시의 쓸쓸한 풍경을 그려내지만 불 켜진 풍경은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 인간의 꿈을 담아내고 있다. 불 켜짐과 꺼짐, 낮과 밤의 신화를 통해 있음과 없음, 죽음 속에 존재하는 생명으로 향하는 희망과 꿈들이 두 시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잉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가 담고 있는 현재의 부정성과 그 현재 속에 표출된 부정성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과거의 시간, 자연을 향한 향수와 오지 않은 미래의 꿈을 향한 긍정성이 드러난다. 이경임은 어릴 적 서울의 풍경들을 그림을 그리고 칠보를 녹여 붙임으로써 만들어낸다. 그 풍경에는 노란 불이 켜진 집들이 집합되고 검고 푸른 하늘과 둥근 달이 있다. 마치 동화속의 설렘과 동심이 살아 숨 쉰다. 과거의 시간이 현재의 시간으로 드러난다. 유리를 녹여 달과 별을 만든 서울의 풍경은 도시의 현실적 고민보다는 도시의 꿈을 담고 있다. 찬란히 빛나는 보석을 대할 때 눈부신 세계가 열리듯, 이경임의 작품에서 유년기의 추억이 살아있는 그리운 우리 동네의 환상과 신화가 새롭게 열린다. 어릴 적 추억보다 더 강렬한 것은 없다고 누군가 말하듯이, 과거의 시간은 지금의 시간보다 더 아름답고 증폭되어 실재를 넘어서는 판타지로 다가온다. 작가는 오래두고 변치 않는 영원한 보석처럼 과거의 시간을 응고시키고 있다. 작가의 보석재료의 회화적 응용은 회화에서 느낄 수 없는 보석의 무게감과 화려함을 느낄 수 있다. 비물질의 기억과 과거가 물질의 칠보와 만남으로써 가시화, 형상화되고 지나간 시간성을 미래적이고 영원한 것으로 되돌리고 있다. 이러한 칠보의 사용은 들뢰즈(Gilles Deleuze)가 말하고 있는 ‘크리스탈’과 같이 서로를 반복하고 반사하면서 비연대기적인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 상호 침투한다는 것과 닮아 있다. 시간에 관한 내용과 모색은 동심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에 관한 극대화된 표현으로서의 작가의 재료적 모색이 논리적으로 만난 하나의 예로 볼 수 있다. 이취원은 보이지 않고 변화하는 시간의 형상을 실재화하고 육화(肉化)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설치와 영상, 사진, 평면을 넘다 들며 시간의 본질적 모습을 탐구하는 작업들은 직선적, 순환적, 동시적인 시간의 다양한 의미들을 표현한다. 오브제를 붙인 화면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시간의 실재이며 변화의 찰나, 순간이다. 그 오브제를 영상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끊임없이 반복하는 순환적인 시간이며 “영원회귀”에 관한 가시적 표출이다. 작가는 시간의 실재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범 우주적인 하나의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다. 그것은 작가가 오브제들을 무작위로 붙이고 연출하는 가운데에 끊임없이 자기 분열하는 시간의 속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이로써 유한한 생명으로서의 인간 삶을 성찰하게 되고, 빛과 그림자로 드러내는 세계의 본질적인 표정에 관한 깊이 있는 사유를 경험하게 된다. 윤홍선은 영상작업을 통해 군중의 불안을 보여준다. 그 불안에 속해있는 현재 도시인의 공포를 구체적인 수영장, 공원과 같은 공공장소의 풍경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불안의 풍경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영상의 탈 역사적인 시간으로 탐색되고 있다. 미디어아트는 연대기적인 연속성을 무한 반복함으로써 직선적 시간의 파편화를 다루고 있다. 작가의 작품들은 섬세하게 직접 그려낸 일상의 장면들에 움직임을 넣어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된다. 손 그림이 주는 아날로그의 맛과 움직임이 더해진 작품들은 만화영화와 같이 어린 시절의 이미지를 끄집어내고 있다. 군중과 군중사이에서 존재하는 낯선 존재에로의 불안과 공포는 도시사람들에게 피할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일 것이다. 우리를 따라다니는 이러한 불안들은 반어적인 시각적 이미지로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미디어아트에서 내용의 기술적 연출에서 빚어지는 시간성이 윤홍선의 작품에서도 그대로 간취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반복적이고 동시적인 시간의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이론들이 미디어아트에서 완성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환익은 한강 주변의 지나 온 시간의 풍경들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한반도의 기적을 이루어 낸 한강의 이야기들은 강변의 아파트와 강물이 맟 닿은 계단 그 강을 바라보는 한 그루 나무로 가시화된다. 오래전 한강의 모습과 현재의 한강은 동일한 물결임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는 시간의 강물인 것이다. 그것은 강에 반영된 키가 높은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 시간의 오랜 변화를 대신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에 멈춰진 시선은 곧 한 순간도 멈출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멈춰선 것이며 또한 끊임없이 생명으로 나아가는 작가의 존재론적인 자아에게 멈춰진 것이다. 곧 작가는 외부세계의 시간을 담아냄으로써, 그 시간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 초상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작가가 살아가는 현재의 시간에 관한 고민이며 관조인 것이다. 화면의 사물들은 우주에 존재하는 시간의 흔적들이며 변화하는 순간의 이미지들이고 또한 작가의 삶의 한 부분이며 삶의 긴 여정으로서의 사유의 궤적인 것이다. 3. 만남,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이러한 7인의 작가가 말하는 시간의 풍경들은 외부를 통한 자아의 내밀한 사유와 자화상을 드러내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이들의 말하는 도시, 환경 그 속에서의 인간의 실존적 불안과 외로움, 희망들은 인간 자체가 갖는 유한성에서 빚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유한성에서 우리는 영원회귀를 꿈꾸며, 순수시간을 탐구하게 되는 것이다. 니체는 영원회귀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다른 주체 즉, 타자와의 무한한 만남을 가능케 한다고 말하고 있다. 즉, “나와 너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와 같은 동일한 생명으로 영원히 되돌아오는 것에 관하여 말하고 있는 것이다. 본 전시를 통하여 시간을 중심에 두고 내가 존재하는 것은 무수히 존재하는 나를 둘러싼 타자를 인정하고 공존하기 위한 것임을 사유하기를 기대한다. 7인의 작품에서 말해주는 나와 타자, 주체와 객체 사이에서의 갈등과 공존처럼, 시간의 흐름과 의미는 나의 변화와 나와 너의 또 다른 만남과 공존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이 가을에 만나는 사유와 관조로서의 시간 속에서 유한한 인간 삶과 또 다른 너와의 만남에 관하여 성찰하기를 기대해 본다.
호야展
호야展
호야는 일관되게 샴Siam 시리즈를 통해 이미지의 신체에 주목해온 작가다. 그는 이미지 역시 하나의 신체를 가질 수 있다고 믿는 보기 드문 작가군에 해당한다. 일찍히 수많은 예술가들이 보여왔던 진부한 구도나 색체의 고민으로부터 벗어나 그는 자신이 투영하려는 이미지가 스스로의 생명으로 그림 속에서 꿈틀거리기를 바란다. 몇 번의 전시를 통해 우리가 이미 확인한 바 있지만 그가 특별히 선택한 작품의 질료와 색체를 통해서도 이러한 그의 고집은 두드러져 보인다. 그에게 이미지는 작가에 의해 하나의 변형된 신체이며 그에게로 가서 대상은 하나의 이미지와 신체가 만나는 혈자리가 된다. 그에게 작업이란 이미지들이 숨쉴 수 있는 대상을 고르는 일이며, 그에게 드로윙(drowing)이란(그는 자신의 작업에서 초기 드로윙을 매우 중요시하는 작가다) 자신의 이미지들끼리 어떻게 이 세상에 존재한적 없는 구도 속에서 섭생할 것인지 관계를 만들어 주는 일이며 그에게 구도란 세상에 존재해온 이미지들 사이에 틈을 만들고 그 사이를 유영하는 일에 다름아니다. 그는 이미지를 만드는 제작가가 된 적이 없다. 그는 지금도 남몰래 자신의 이미지에 호흡을 불어넣고 있을 뿐이다. 어두운 창고에서 그의 호흡을 받아먹은 이미지는 살을 얻고 피를 흘리며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눈을 뜨기도 한다. 그는 살을 믿는자이다.그가 집중해온 샴Siam 시리즈의 독특하면서도 진귀한 풍경에 대해 이미 존재해온 세론(世論)-기존의 미학적 비례-을 등장시켜 거들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그의 작품이 일관적으로 지켜온 침묵의 배열에 대해 말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그의 작품이 지니고 있는 이 고결한 몽환과 도도한 침묵에 대해 어떻게 말할 것인가? 나는 몇 번인가 그의 텍스트 속으로 메아리를 던져본 적이 있다. 그때마다 내 필기술의 형용사가 그의 작품이 지닌 원심력을 견디지 못하고 무참하게 밖으로 밀려나오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러한 경험은 어떤 우주를 경험하는 자에게만 제공되는 여행이었을까? 아마 그건 호야의 작품을 뚜렷하게 응시할수록 그의 작품이 지극히 신비로우면서도 너무도 구체적인 선명성을 지닌 텍스트로서 아스트랄(astral)한 시적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호야는 자신의 그림 속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 호야는 자신의 그림 속에서 어떤 여행을 하고 있는가? 그는 선을 여행이라고 믿는자이다. 호야의 첫 번 째 샴Siam이 <몽환의 기형성>에 초점을 두었다면 호야의 두 번 째 샴Siam이 <특별한 여행>에 다다르고 있었다면, 이번 호야의 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호명술(呼名術)을 필요로 한다. 호야의 호명법은 이번엔 민화를 불러온다. 아니 18세기 세간을 포기하고 산기슭으로 기어들어가 자신의 음란하면서도 환영에 가득찬 철필을 믿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한 화가의 절명(絶命)에 대한 답가처럼 호야는 자신이 지속해온 이 <초록과 붉음으로 물든 한기>를 자신이 만든 민화로의 초대라고 부르고 싶어하는것 같다. 그는 자신의 이 몽롱한 신체들을 민화의 피부에 이식시켰다. 이것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그가 눈을 막 뜨게 해준 새들과 고양이와 짐승들은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낯선세계를 두리번 거리고 있다. 당신들은 그 눈동자들과 마주칠 수 있을 것인가? 그는 아무도 모르는 눈동자를 데리고 산다. 호야의 에는 상사화가 가득 피어있다. 상사화(magic lily)는 꽃과 잎이 함께 피지 못하는 화초(花草)이다. 상사화는 수선화과에 속하지만 어떤 꽃도 가지지 못하는 구근을 가진 채 이 세상의 바람에 잠시 흔들리다가 스러져간다. 상사화는 봄에 선명한 녹색의 잎이 무더기로 나온후 잎이 모두 말라없어진 다음, 꽃대를 밀고 나와, 그 끝에 여린 몇 송이의 꽃을 피우곤 간다. 잎과 꽃이 동시에 피지 않는다 하여 잎과 꽃이 서로를 그리워 하다가 간다. 그의 민화에 담긴 꿈은 이러한 목측을 예감하는 자에겐 눈물겨운 색채와 질료를 드러낸다. 가만히 다가가 손을 뻗어 뭉클한 그의 생명들을 더듬거리고 싶어진다. 민화속에 담긴 짐승과 식물들은 같은 세계<시차>에 놓여 있지만 서로 다른 세계<시차>에 살고 있는 듯 하다. 서로를 만나기 위해 그들은 눈동자를 두리번거리기도 하고 날개를 펴기도 하고 이 가지에서 저 나뭇잎으로 체액을 옮기기도 한다. 그는 그리움을 아는 자이다.민화의 매력은 표정에 있다. 민화(民花)는 민화(民話)이기도하다. 희화화된 민화의 특징은 그림 속을 차지하는 대상들의 기묘한 표정이 말하는 화술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관객들은 아무리 애를 쓴다고 해도 호야의 민화에서 한가지의 표정과 화술을 발견하기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가 자신의 화폭속에 산기슭을 흘려놓고 그 곳에 공작이나 산제비 나비 몇을 둥둥 떠다니게 하는 동안,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세상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그림 속에는 너무나 살뜰하고 다정하며 아름답지만 우리가 다다를 수 없는 나라의 표정들이 너무 많다. 그의 화술(畵術)은 아직도 가난하지만 매혹과 지독한 허기로 가득차 있다. 그는 세상의 어떤 화가들보다 자신의 이미지를 ‘살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자이므로. 김경주(시인, 극작가) 전시작가 : 호야(Hoya)전시일정 : 2012. 09. 19 ~ 2012. 10. 02초대일시 : 2012. 09. 19 PM 5:00관람시간 : Open 11:00 ~ Close 18:00전시장소 : 갤러리 도스(Gallery DOS)전시문의 :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115-52 / 02-737-4678홈페이지 : www.gallerydos.com
호아展 -'Another me'
호아展 -'Another me'
▲ 호아, Alter Ego, 72.7cm × 116.7cm, acrylic on canvas, 2012감정이입(感情移入) - 자기 바라보기 유선태 (조형예술학 박사)작가가 자신의 내면을 어떠한 내용과 형식에 근거하여 풀어 나갈 것인가는 비단 새롭게 출발점에 선 작가들에게만 국한되어 직면하는 문제는 아니다. 이는 개념과 방법이라는 표현에 있어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기에 대부분 작가들에게 일생을 두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작가 자신이 드러내고자하는 두 가지 즉 내적인 상황과 그것을 구체화하는 표현방식의 선택은 - 특히 처음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서는 사람들에 있어서는 - 자신의 작업에 대한 근본적인 동기나 관점에 대한 제시 일뿐만이 아니라 때로는 미래의 작품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작가들이 가장 진지하게 고심해야 할 부분이다. 감정이입(感情移入)이라는 의미가 호아의 그림에서 감지될 수밖에 없는 것은 표현에서 묘사된 희노애락(喜怒哀樂)이 담긴 얼굴의 표정들과 그리고 작가 내부에서 끊임없이 부딪치고 소용돌이치는 감성들을 대변하는 색채라는 두 가지 요소 때문이다. 개념과 지적인 예술에 의해 이미 반세기 전에 무장 해제된 테오도르 립스(Theodor Lipps)의 감정이입(Einfulling)이라는 개념을 하필이면 그는 지금 왜 화두로써 들고 나온 것일까? 다원적이고 유보적이며 긍정과 부정이 뒤섞여버린 채 모든 표현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포스트모던시대라는 시대적 상황 때문에? 결코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그것을 어떤 이즘이나 경향 혹은 현실의 유행과는 거리를 둔 호아 자신만이 느끼는 내면의 절실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작가처럼 절박하게 자신의 응어리진 내면을 토해 내고자 고뇌하는 작가를 자주 보지는 못했다. 그의 표현은 어눌하고 아직은 조형적인 어법이 세련되지 못했을 지라도 그런 것들을 충분히 상쇄시킬만한 강한 그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나는 그것을 호아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의 힘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 같은 내부의 감성이 일면 태생적이긴 하지만 그것은 또한 삶의 기억과 상처, 기쁨과 분노, 좌절과 방황, 타인과 자아의 충돌에 의해서 재 생성된 자유롭지만 정화되고 절제된 내재율(內在律)과도 같은 감성들이다. 그것들은 현실에서 이탈된 삭혀지거나 퇴색하고 봉인되어진 과거만의 존재들이기를 거부한다. 그들은 질주하듯이 강한 생명력을 지닌 색채로서 노래 불려지고, 기원과 소망을 토로하는 간절한 표정으로 각인되며, 삶의 음영과 질곡을 쓰다듬는 궁극적으로는 자신뿐만이 아니라 외부의 대상에 대한 따스한 빛과 시선을 간구(懇求)하는 의지의 감성 들인 것이다. 호아의 작품에 일관되게 등장하는 어린이와 여성의 얼굴들은 사실 작가 자신의 모습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작업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일면 직설적인 듯 보이는 그러한 대상(얼굴)의 차용은 묘한 은유성(隱喩性)을 전제로 하고 있다. 차용된 대상에 다양한 내면의 감성을 불어넣고 인격화하며 삶의 간절함과 희망을 숨 쉬게 하는 과정을 통하여 자기화하는 자기모습의 구현이 바로 그것이다. 초상화(Autoportrait)의 형식을 빌어 호아는 자신의 격렬한 감성에서 은밀한 내면에 이르기까지를 껍질 벗기듯이 때로는 강열한 색채로 때로는 파스텔 톤이나 잿빛 등의 이미지로 하나씩 드러내고 채색을 해 나가면서 자신의 복합적인 감성을 삽입해 나가고 있다. 터질 듯이 눈부시게 웃고 있는 환한 어린이의 얼굴 뒤에는 웃음을 잃어버린 나 자신의 모습을, 어린아이 얼굴에 솟아나있는 가시를 통해서 감출 수 없는 축적된 절망과 분노를, 다소곳이 기도하고 있는 소녀를 통하여 간절함을 상실해버린 영혼의 순수함을,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어두움 속에서 푸르스름한 빛으로 응시하고 있는 여인의 깊은 눈길에서는 마치 자신에게 자기 성찰을 요구하는 듯 보여 진다. 그의 그림의 곳곳에 드러나고 있는 이 같은 은유적 메시지는 일면 넘쳐흐르는 그의 감성과 표현 욕구로부터 기인한 것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표현과 발산을 통하여 호아는 그러한 자신의 내적 감성들을 좀 더 정제하고 순화시켜나가려는 그의 의지력으로부터 발현(發現)된다고 봄이 올바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적감성을 통하여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발견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그의 실험은 분명 치유의 개념을 동반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내면의 상황과 표현방식의 선택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첫 개인전에서 보여주는 호아의 작품세계에서 그는 그러한 문제의식을 충분히 인식하고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진다. 자신의 뜻을 세우고 자신만의 세계에 몰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열정을 가지고 작업을 해나갈 수 있는가 하는 의지력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할 것이다. 첫 개인전에서 드러난 호아의 작품에서는 그가 작가로서의 재능만이 아니라 예술적으로 뛰어난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시켜주고도 남음이 있다. 작가의 길에 들어서기는 쉽다. 그러나 제대로 된 작가가 되기는 어렵다. 일생을 두고 시간 위에서 인내와 각고로 외줄을 타야하는 작가들이기에 그 시간의 출발점에 선 작가 호아에게 믿음을, 그리고 첫 개인전에 이르기까지의 수고와 노력에 뜨거운 격려를 보내고 싶다. 전시작가 : 호아(HOAH)전시일정 : 2012. 09. 05 ~2012. 09. 11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9:00전시장소 : 갤러리 가이아 (Galerie Gaia)전시문의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7-1 / 02-733-3373홈페이지 : http://www.galerie-ga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