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희 개인展 - 숲

기사입력 2012.03.27 13:24 조회수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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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희,머무르다,한지에 먹,100x100cm,2012


화면 한가득 강하게 밀착되어 있는 나뭇잎과 줄기의 형태는, 흔히들 말하는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의 자연물과는 동떨어진 감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것은 낙엽의 상념이나 푸른 잎의 경쾌함, 혹은, 잎사귀 사이로 비치는 눈부신 햇살의 미묘한 시각적 환상과는 일정 거리를 유지 하면서 작가의 주관적 감성에 의한 지배적 통제를 보여준다.

▲ 이주희,머무르다,한지에먹,100x100cm,2012


자연적 추상의 재해석 이라는 이성적 판단보다는 자연물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강한 감정 이입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흔히들 말하는 부드러운 느낌의 자연물에 대한 보편적 감성의 거부이자, 본질에 있어서 생존을 위한 투쟁을 끊임없이 지속시켜 나가는 작은 생명체에 대한 찬미이며, 젊은 작가로써 자신의 의지를 진행시켜 나가는 현재 상황에 대한 반추이기도 한 것이다.

배경과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질적 느낌의 자연물은, 날카로운 끝선의 조합으로 인해 군집의 느낌 보다는 견고한 하나의 통일된 구성체를 이루며 그 형태가 무너지지 않게끔 스스로를 극한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 이주희,TREE(조용한자리싸움),종이에 먹,100x72cm,2011


이는, 결코 중심이 흔들리지 않겠다는 작가의 강인한 의지와 함께 무한경쟁의 현대 사회에서 느끼게 되는 고독이라는 감정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얽혀져, 정형화 되어 있는 자연물-작품의 정의-에 대한 강제적 재인식을 감상자에게 요구하는 장치가 되는 것이다. 즉, 작가로써 느끼고 있는 현실에 대한 괴리감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의 발로인 것이다.

또한, 적절한 장식적 요소의 가미는 감상의 대상으로써만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는 순수예술의 틀을 벗어나 보다 확장된 개념의 대상으로써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이주희,머무르다,종이에 먹,50x50cm,2011


상위 개념의 생명체를 구성하고 있는 하위 개념의 생명체인 세포가 끊임없는 자가 증식을 통하여 상위 개념의 생명체를 지탱하고 있듯, 적절한 장식적 요소의 가미는 세포의 자가 증식처럼 상위 개념의 순수예술을 보다 강하게 지탱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능적 요소의 가미에서 벗어나, 정형화 되어 있는 한국화의 틀을 뛰어넘는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달리 표현 한다면, 한국화의 정형성에서 벗어난 이종교배의 결과물이 타자(他者)로 부터 한국화라 불리어 지는 것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스스로 새로운 종의 생명체라 선언하는 느낌이다. 이는, 단순한 재료적 특성에 의한 분류를 거부하고 미적 요소의 유무에 따른 큰 틀에서만 존재하고자 하는 현대의 이기적 존재와 같은 느낌을 준다.

표현대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인데, 어떤 이는 나무로 받아들이고 어떤 이는 나뭇잎으로 받아들인다면, 이성적 사고에 의해 구체적 형태를 느낀 그 순간에는 구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고 규칙적인 기하학적 요소들이 불규칙적인 배열을 통해 하나의 형태를 구성하고 있음을 발견 했다면 추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형태적 구분이 무의미 해지는 것이다.

▲ 이주희,머무르다,종잉 먹,50x50cm,2011


이렇듯, 기존의 구분에서 벗어나 어느 방향이건 스스로 진행 할 수 있는 강한 자생력을 가지고 있는 작업의 결과물은 작가의 젊음이 가져다 준 치기의 산물이 아니라, 작업에 임함에 있어서 축적되어온 강인한 의지가 시각적으로 나타난 결과물인 것이다.

한국화라는 틀, 추상이라는 틀, 자연적 재해석이라는 단어의 조합으로 작가의 의지를 표현하기에는 그 범위가 너무 좁다. 화면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그 속에 녹아 들어간 작가의 감정이 단순한 몇 센티미터의 화폭으로 이해될 성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수원시 팔달구 교동에 위치한 씨드갤러리에서 3월 30일부터 4월 14일까지 열린다.

문의 : 수원시 팔달구 교동 9번지 / 031-247-3317

 

[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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